오후 약속까지 시간이 남아 체크아웃 후 해남에 갔다. 특별히 맛집 검색은 하지 않았고, 이른 시간 문 연 집으로 가 삼치회를 먹었다. 낯선 질감이었지만 거부감은 없었고, 오히려 최애 음식이 된 것 같다. 김 위에 올려 양념장과 함께 먹는 순간 우리 모두 탄성이 ㅎㅎ 숙성회라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식후엔 디저트로 고구마 빵을 먹었다. 고구마 싫어하는 남편은 스킵 ㅎㅎ




진도에 도착했다. 햇살에 부서져 반짝이는 바다의 윤슬, 그리고 저마다 다른 형태로 바다 위에 놓인 섬들의 배치가 한 폭의 풍경화를 펼쳐냈다. 그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라, 언젠가 꼭 한 달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다른 여행길에 있던 가족들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이자, 짐을 풀고 저녁 준비에 나섰다. 오빠와 나는 장을 보기 위해 천천히 길을 걸었다. 그날의 메뉴는 오래 전부터 바랐던 것들로 채워졌다. 낚시로 갓 잡아 올린 자연산 돌돔(껍질부터 쓸개까지 버릴 게 하나 없는), 그리고 묵은지집에서 공수한 신선한 생고기. 거기에 바다의 향을 머금은 돌멍게와 목포에서 건너온 낙지까지 더해졌다. 식탁 위에 차려진 풍경은 진수성찬이었다. 여행지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 그리고 가족과 함께라 더할 나위 없는 행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