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리버풀에 다녀와서 많이 고단했는지, 오랜만에 잘 잤다. 블라인드를 걷어보니 날씨가 무지 맑음. 비 오는 날씨를 너무 좋아해서 맨체스터 날씨가 불편하진 않았는데, 가끔 이렇게 맑은 날씨도 반갑고 좋다. 아주 잠깐이어서 더 좋을지도.
오늘은 낮에 축구 경기가 있어서 숙소에 오래 머물렀다. 축구하기 전까지 집에 있는 것처럼 방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요리도 했다. 사실 그저께까지 이 경기를 보러 잠깐 런던에 다녀올지 고민했었다. 귀차니즘으로 포기를 했는데, 경기가 재밌어서 후회됐다. 펍이라도 다녀올걸.

오늘은 안 씻고 버텨볼까 했는데, 외출을 하고 말았다. 곧 이곳의 여행도 끝이라 생각하니 쌀쌀한 바람도 그것대로 참을만했다. 맨체스터에 도착했을 때 비하면 외투로 껴입었던 레더자켓을 벗을 정도로 따뜻해진 편이다. 앙상했던 나무에 꽃도 폈으니까.


자기 전에 내일 해결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본다. 1. 일어나자마자 리셉션에 가서 같은 방으로 1박 추가하기 2. 스텁허브 문제?로 올드트레포드 일찍 가서 줄서기 3. 기차파업으로 인해 취소당한 티켓을 환불받을 수 있을지, 추가 서류 제출. (취소에 대한 proof를 제출하라는데 어이가 없어서. 취소 내역은 앱에서 절대 제공을 하지 않는다. 사실 취소 내역을 캡처했었는데, 휴대폰 저장 공간이 적어서 낮에 사진 정리하면서 지워버렸다.. 아흑) 4. 런던 가는 기차 티켓팅하기 5. 런던 일정 대충 짜보기.
그나저나 남은 음식 재료를 처리한다고 저녁에 컵라면(내가 가장 좋아하는 오모리찌개)을 먹었는데, 지금까지도 소화가 안 된다. 라면을 먹으면 꼭 체하긴 하는데, 여행하러 와서는 다를 줄 알았더니(?) 오늘 잘 자기는 글렀다.

